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saying ben parker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미국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스파이더맨에 대해서 '거미줄 쏘는 히어로'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스파이더맨의 삼촌, 벤 파커의 명대사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는 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사를 매우 좋아하는데, 인생을 관통하는 대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 사람은 도대체 하는 게 뭐야? 맨날 놀기만 하는데’ 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일지언정, 자신의 책임을 다 한다면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이란?

개발자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그 힘을 이용하기 위해 기꺼이 그 힘에 따른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문제가 없게 해 달라고 부탁하죠. 개발자는 그 책임을 다 할 의무가 있습니다. 왜냐햐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죠. 자신의 프로덕트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의 책임입니다. 자신이 짠 코드에 문제가 생기면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바로 ‘자신’ 의 책임이죠. 하지만 누구든지 실수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잘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의 영역이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영역 밖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패를 두려워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두려워서 도전을 하지 않아야 할까요?

주니어의 이야기

주니어의 상황은 더욱이 무섭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익숙치 않습니다. 올바른 길은 없다지만 잘못된 길은 있는 게 이쪽 길이라는데, 주니어의 확신은 무지에 의한 확신일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게다가 ‘많이 알고, 자신이 많이 안다는 사실 자체도 아는 주니어’ 일 수록 더욱이 무섭습니다.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어른들은 나보다 멍청하고, 내가 똑똑해서 저 사람들보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중2병 시절처럼, 같은 선택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주니어병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당연히 그런 확신에 의한 결정은 잘못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집니다. 잘못된 의사 결정은 당연히 주니어에게 ‘책임’ 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던지게 됩니다.

물론 이 책임의 영역이 주니어가 해결 가능한 영역이라면 괜찮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니어는 아직 어떠한 점에서도 경험이 모자랍니다. 개발을 잘 하는 것과 별개로 위기 대처 능력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위기를 대처하는 데에는 여러 지식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개발 지식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 대처, 해당 문제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 대한 대처 등 주니어가 커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책임이 따릅니다. 그래서 주니어에게 큰 힘을 쥐어주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주니어도 큰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시니어

하지만 프로젝트 전반으로 보면, 누군가는 큰 책임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큰 책임은 그 책임을 컨트롤 할 수 있을 만큼 큰 힘을 가진 자에게 어울립니다. 그게 바로 시니어 가 해 주어야 할 일입니다. 시니어는 책임을 지고 프로젝트를 리드하며, 주니어의 폭주하는 야생마 같은 열정을 제어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통찰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니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니어의 주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팀원의 잘못된 의사 결정 바로잡기
  2. 팀원의 실수가 퍼지는 영역을 최대한 줄이기
  3. 팀원이 실수했다 하더라도 그 질책이나 책임에 대한 물음이 자기에게 돌아오게 할 것

그래서 팀에 시니어가 중요한 것이고, 그래서 기술 책임자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시니어 혹은 리드가 자신의 힘을 남발하며 쓰다가,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할 때에는 정작 제대로 일을 하지 못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팀원이 실수하자 외부 팀에게서 직접적으로 항의 및 질책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지 않고, 옆에서 오히려 외부 팀을 거들어 팀원을 질책하는 사람이 과연 시니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권한을 가지고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이럴 거면 왜 본인이 권한을 통제하고 있을까요? 권한을 통제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고 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가장 악질인 경우입니다. 정보의 은닉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어째서일까요?

경험

이런저런 경험이 있었고, ‘제대로 된’ 시니어 밑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최근 점점 더 강렬해 지고 있습니다. 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더 짙어져 도전을 하기 무서워 지기 전에 안전장치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